

범죄와 폭력, 역사와 개인의 삶이 교차하다
※이 오디오북은 윌라가 독점적으로 계약하고 직접 제작한 윌라 오리지널 오디오북입니다.
제3권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에서는 중년기에 접어든 두 주인공이 결혼과 출산, 육아를 경험하며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나폴리를 떠나는 레누와 나폴리에 머무르는 릴라의 삶은 급변하는 사회상과 더불어 점점 복잡하고 다양해진다. 릴라와 레누의 관계는 마치 용수철처럼 서로에게서 멀어졌다가 다시 회복하기를 반복한다. 우리는 이들의 관계에서 애정과 증오, 사랑과 질투, 우정과 연대 등 인간의 모순적인 감정을 동시에 발견할 수 있다. 페란테는 이를 낱낱이 파헤쳐 그들을 지배하는 ‘불안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격렬하고 맹렬한 페란테의 서사는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역사소설이 아니면서도 이 소설을 듣다보면 이탈리아의 역사가 궁금해진다. 가장 개인적이고 내밀한 이야기를 쓴 것 같은데도 책을 읽다보면 격동의 이탈리아 역사 한가운데 빠져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페란테는 강물 같은 커다란 역사의 흐름을 살아내는 물방울 같은 개인의 존재에 주목한다. 다시 말해 “이 대담하고 화려하고 잔인한 소설에서 페란테는 정치와 개인의 삶 사이에 존재하는 깊은 관계를 추적한다. 이는 우리가 현재 삶을 살아가는 방식의 새로운 버전이다”(뉴욕타임스). 따라서 이들의 성장은 결코 사적이고 개별적인 것이 아니다. 진보하는 역사와 사회와 맞물려 이들의 삶도 끊임없이 전진한다.
엘레나 페란테 지음 | 김지우 옮김 | 한길사 출간 | 이미형, 이명호, 박신희, 이미나, 신경선, 서정익, 김인형 낭독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출생한 작가로, 나폴리를 떠나 고전 문학을 전공하고 오랜 세월을 외국에서 보냈다는 사실 외에 알려진 바가 없다. ‘엘레나 페란테’라는 이름조차도 필명이다. 작품만이 작가를 보여준다고 주장하는 페란테는 어떤 미디어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서면으로만 인터뷰를 허락한다. 이탈리아에서는 여전히 작가의 정체와 관련된 여러 가지 소문이 떠돌지만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다.
1999년 첫 작품 『성가신 사랑』을 출간해 이탈리아 평단을 놀라게 한 페란테는 2002년 『버려진 사랑』을 출간한다. 에세이집 『라 프란투말리아』(2003)와 소설 『잃어버린 사랑』(2006), 『밤의 바다』(2007)를 출간한 뒤 2011년 ‘페란테 열병’(#FerranteFever)을 일으킨 ‘나폴리 4부작’ 제1권 『나의 눈부신 친구』를 출간한다. 이어서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까지 총 네 권을 출간해 세계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타임』지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가운데 한 명으로 엘레나 페란테를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