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사랑도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
※ 이 오디오북은 윌라가 직접 제작한 윌라 오리지널 오디오북입니다.
★ 상처를 상처로 가리는 타투이스트 김섬
★ 보이지 않는 사랑의 진실을 들여다보는 도슨트 박혜람
★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문장들로 쓰인 단 하나의 소설
2024년 제2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김섬과 박혜람』은 사랑과 관계에서 방황을 거듭하면서도 끝내 자신들의 인생행로를 찾아가는 두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다. “오랜 친구이자 룸메이트였던 김섬과 박혜람은 각자 사랑과 이별, 공포와 상처를 겪으며 “커다란 바위의 안쪽 같은 어둠”을 경험하지만 종국에는 “기억과 재생”의 경로를 통과하며 자기만의 빛을 만들어간다. 이 과정이 한국과 프랑스라는 이중의 공간과 문화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심사위원단은 과거와 현재를 절묘하고 유려하게 오가는 시간의 미학적 운용을 높이 평가했다. 소설의 시간성은 “인물 내면의 모순과 갈등을 깊이 있게 보여줄 뿐 아니라 철학적, 종교적 개념으로 확장”되며, “신중하면서도 친근하게 명상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는 독자들을 금세 인간학과 사랑론의 연구자로 만든다.”
소설에는 김섬과 박혜람, 그들의 남편과 연인인 최준오와 홍지표 이외에도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 짧은 인연을 나누고 헤어지거나 다시 만난다. 한국과 프랑스라는 이중의 공간과 문화는 여러 인물의 삶 속에도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폭설이라는 재난이 없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인연들은 또 다른 장소에서 또 다른 모양으로 만남과 헤어짐을 이어간다. 그리하여 소설을 끝에 이르면 비록 우리 모두가 “우주를 떠도는 외톨이 별” 같은 존재일지라도 “단지 가깝게 있거나 멀리 떨어져 있다는 차이만 있을 뿐” “그 하나하나가 한데 어울려” 마침내 성운처럼 장관을 이루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품게 된다.
임택수 작가는 202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며 작가로 데뷔한 뒤 연달아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김섬과 박혜람』을 통해 “실패한 사람들, 어떤 중단된 삶을 사는 사람들, 계획과는 좀 어긋나게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약간의 위로를 건네고픈 마음이었다.”면서 “중간에 꺾이더라도 계속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독자에게 전했다. 이제 개화하기 시작한 그의 문학이 활짝 피어나는 모습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해보자.
임택수 지음 | 나무옆의자 출간 | 한하은, 김인수, 박주호, 양진욱, 장지호, 정서우, 최샛별 낭독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열네 살까지 살았다. 이후, 서울과 프랑스의 몇몇 도시에서 일과 학업을 이어갔다. 프랑스 폴 베를렌 메스 대학(Paul Verlaine de Metz)에서 불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2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오랜 날 오랜 밤」이 당선되었다. 같은 해 장편소설 『김섬과 박혜람』으로 제20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오롯이 혼자이고 싶을 때, 노트북을 챙겨 공항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