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셜록 홈즈 작가의 초기 미스터리 소설
1872년 12월 5일. 북대서양을 거쳐 지브롤터를 향해 가던 데이그라티아호는 망망대해를 느릿하게 떠돌고 있는 배 한 척을 발견한다. 한 달 전 선원 일곱과 선장, 선장의 아내와 딸까지 총 열 명을 태우고 뉴욕에서 출항한 그 배에는 놀랍게도 아무도 타고 있지 않았다. 배 위에서 사라진 열 명의 소식은 그 후로 어디에서도 들려오지 않았다. 과연 그들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배 안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은 이 미스터리를 두고, 당시의 언론과 학자들은 수많은 가설을 제시했다. 배에 실려 있던 공업용 알코올의 증기가 폭발했다는 설, 해저지진을 만났다는 설, 해적에게 습격당했다는 설 등. 그중에서도 가장 큰 신빙성을 얻은 이야기는 1884년 1월 《콘힐 매거진》에 익명의 투고자가 발표한 소설 속 이야기였다. 지어낸 이야기이지만 이 소설은 사실적인 묘사와 기상천외한 발상으로 언론과 문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언론은 소설의 내용을 진실로 여겨 기사로 내보내기도 하였고, 어떤 문학 평론가는 이 작품을 『보물섬』으로 유명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작품이라고 여기기도 했다. 또 다른 이는 에드거 앨런 포에 비교하기도 했다.
작품의 내용만큼이나 출처에 대한 미스터리가 무성했던 이 작품은, 훗날 전설적인 탐정 셜록 홈즈를 탄생시킨 코난 도일의 작품이다. 아직 작가로서 그리 이름을 떨치지 못했던 도일은 학생 시절부터 취미삼아 작품을 잡지에 투고하여 몇 번 원고료를 받은 적이 있지만, 이 작품처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전문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은 적은 처음이었다.
(*총 4편의 단편이 실려 출간된 <J. 하버쿡 젭슨의 진술>중 오디오북은 <J. 하버쿡 젭슨의 진술>1편이 제작되었습니다)
아서 코난 도일 지음 | 송기철 옮김 | 북스피어 출간 | 최정호 낭독
1859년 5월 22일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에서 태어났다. 1876년에 에든버러 대학교에서 의학을 전공하며 조지프 벨 교수의 조수로 일했는데, 그 당시 배운 벨 교수의 환자 진단법이 셜록 홈즈의 과학적 추리 기법을 만드는 데 많은 참고가 되었다. 1879년 에든버러에서 발행되는 주간지 ≪챔버스 저널≫에 첫 작품 「사삿사 계곡의 전설」을 기고했다. 졸업 후 의사가 되어 사우스시에서 개업한 뒤 환자를 기다리는 시간을 이용해 글을 쓰곤 했다. 1886년에 셜록 홈즈가 등장하는 첫 소설 『주홍색 연구』를 썼다. 이 작품은 출간 전에는 몇몇 출판사와 잡지사로부터 거절당하는 수모를 겪었으나 1887년 발표된 후 엄청난 인기를 끌며 그에게 작가로서의 명예를 안겨 주었다. 이후 『네 사람의 서명』(1890), 『바스커빌 가문의 개』(1902) 등을 비롯해 홈즈가 등장하는 많은 단편들을 잡지 ≪스트랜드≫에 발표하고, 훗날 그것들을 묶어 단편집으로 펴냈다. 그는 셜록 홈즈 시리즈뿐 아니라 역사 로맨스 『로드니 스톤』(1896)이나 과학소설 『잃어버린 세계』(1912) 등 다양하고도 수준 높은 작품들을 많이 남겼다.
1900년에는 남아프리카에서 벌어진 보어전쟁에 군의관으로 자원하여 참전했고 영불해협터널 건설과 형사 항소법원의 도입을 강력히 주장하는가 하면 억울한 피고인을 돕는 활동도 활발히 했다. 1930년 7월 7일에 크로버러 자택에서 숨질 때까지 소설, 희곡, 사회운동, 의학, 정치, 심령술 등 온갖 분야에 창조적 정열을 쏟으며 살았다.